오늘 점심은 샌드위치였습니다.
출처는 동네 빵집 그린하우스 였습니다.
요즘 맛있는 밥이 그립습니다.
다른건 몰라도 하나있는 딸래미 밥만은 하늘이 두쪽나도 챙겨주시던 우리 엄만데..
아무리 피곤하고 힘든 일이 있어도 도시락은 꼭꼭 싸주시던 우리 엄만데...
벌써 저번주 수, 목, 금 사흘씩이나 친구들 밥 얻어먹었습니다.
무슨 일에 그렇게 빠지셨는지 점심 사먹을 돈도 안주십니다.
아침 반찬도 달랑 김치랑 계란후라이 입니다. 아, 간장도요.
평소에 반찬투정같은건 거의 하질 않았는데
한 일주일 김치하고 계란만 먹었더니 도저히 못참겠어서
엊그저께는 조금 짜증을 냈더라죠.
그랬더니 엄마는...
야, 같은 노짱 지지자끼리 이랄수 있나? 며칠만 좀 참아라-엉?
할말이 없어서 그만 한숨만 내쉬었습니다.
무슨 말을 더 할수 있을까요; 네네-
노짱 덕분에 다이어트까지 하는셈 치고 일주일째 조용히 그 밥이나마 먹고있습니다.
평소에도 저의 공부를 위해서 퇴근하고는 바로 들어오시던 엄마가
얼마전부터는 하루걸러 매일매일 저녁약속이 있으시댑니다.
집에 일찍 들어오셔도, 양말도 벗지 않으신채 전화기부터 붙잡으십니다.
슬쩍 들어보면 늘 그얘기가 그얘깁니다만은요.
아유, 쌤- 그건 쌤이 잘 모르셔서 그렇지, 일단은 들어가 보이소.
"노무현" 치면은 나오거든예? 거기가면은 내한테 지금 들은것보다 훨씬 더 자세하게 다- 나와있어예.
어, 그래- 요즘 어떻게 지내노? 호호호- 그렇나? 어.근데 니 누구 찍을거고?
이게 요즘 우리집의 풍경입니다.
안타깝게도 외국에 출장을 가신 아빠 때문에 엄마에게 시위를 할 엄두조차 못내고 있습니다-
노짱 때문에 온통 생활이 뒤죽박죽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학생의 본분인 공부는 뒷전이고,
학교 가방은 희망돼지 살찌우느라고 지갑꺼낼때 외에는 벌써 한 나흘째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학교가는 길에선 벽에 붙어있는 2번 후보 벽보앞에서 슬쩍- 혼자 웃고가고
반쯤 채운 돼지가 뛸때마다 내는 덜그럭덜그럭 쨀랑쨀랑 소리때문에
지각할까봐 뛰어가면서도 목도리로 얼굴 감싸는걸 잊지 않는,
19일날 자랑스런 대통령이 나오면 피자를 쏘겠다고 얼럴뚱땅 약속까지 해버린
엉망진창인 생활을 지내고 있습니다.
단과학원 대신 일주일에 두번 하는 수학과외수업.
얼마전부터는 과외선생님의 눈물겨운 절규까지 듣게 되었습니다.
"혜린아- 제발 숙제좀 해와라 응? 제발 ㅠ_ㅠ"
학교가서는 아침자습시간에 짬짬히
전날 12시 넘어까지 인터넷 한다고 벌개진 눈을 위해
쪼끄만한 쿠션까지 가져다 놓고 몰래몰래 수면을 취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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