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하순 민주당 국민경선 후보등록 마감일 마감시간 직전에 노무현은 후보 등록을 했습니다.
김근태와의 개혁후보 단일화를 이루려했다는 말도 있고 기탁금이 부족했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간신히 기탁금은 낼 수 있었겠지만 경선 기간 중 쓸 활동비는 많이 부족했을 것입니다.
"1만원이라도 후원을 할까?" 참 많이도 망설이다가 실업자가 무슨 후원이냐 싶어 그만두었습니다.
노후보 그 때 참 힘들어했는데...
3월 16일 광주 경선 이후 전국적으로 노풍이 불기 시작했지요. 후원금 규모도 많이 늘어났습니다.
그 때라도 낼까 했지만 이미 노후보에겐 저 말고도 사랑을 주는 이가 많은 듯 하여 거기에 1만원
얹는 것이 별 의미가 없을 것 같더군요. 마치 내가 사랑하는 여인을 군중들에게 뺏긴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 후 직장을 얻고 적은 보수이지만 월급을 받으면서 조금씩 생활이 안정이 되었습니다.
입주한 지 9년 만에 처음으로 도배도 하고, 종이 장판을 뜻어내고 산뜻한 새 장판도 깔았습니다.
3년이 지난 어머니 휴대전화를 새걸로 장만해 드리고, 큰 마음 먹고 제 것도 바꾸었지요.
바쁘신가운데도 제 바지를 손수 다려주시는 어머니시지만 요즘들어 자꾸 두 줄로 잡혀지는
바지를 입고 다니면서 돈을 조금 더 모아 라식수술부터 해드려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조금씩이지만 제 형편이 나아지는데 비해 노후보는 점점 더 궁지로 몰리는 듯 하더군요.
어제 김근태 후원회장에서 김고문을 향한 간절한 호소에 이미 그는 다른 곳을 보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에게 갖고 있던 마지막 끈을 놓아버렸습니다. 몇일 전에 운동권출신 의원들이
모여 노후보 선지지 후 후보단일화 방안을 결의했다고 하길래 좀 더 지켜볼까 싶었는데
김민석이가 정몽준이한테 갔다는 소식을 들으니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더군요. 김민석에 대한
기대를 버린지는 이미 오래됐지만 또 다시 상처 받아 힘들어하고 있을 노후보 생각에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조금 불편하시겠지만 어머니 수술은 잠시 뒤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옷은 손수 다려입으면
두 줄 잡히지는 않을테고...
국민경선 당시 단 돈 1만원을 내지 못해 마음 아파했는데 오늘 전 그 백배의 돈을 후원금으로
보냈습니다. 월급 받아 이것저것 떼고 생활하고 남는 돈보다는 더 큰 돈이지만...아깝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자부심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자부심 외에는 여러분들께 나누어줄 전리품이 없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후보님의
말입니다. 기부하는 사람에게야 큰 돈이지만 막상 쓸려면 얼마나 도움이 될런지 모르겠네요.
탈당 러쉬가 이어질 때마다 민주당이 건강해진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저는 대선 결과에 대한 기대는 잊기로 했습니다.
지금처럼 옳다고 믿는 이 길을 걸으며 여건이 허락하는 내에서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모든 것은 하늘에 맡긴 채...
이 나라에 복이 있다면 우리는 반드시 이길 것이라는 그 믿음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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