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저의 만 20세 생일입니다.
그리고 오늘부터 저는 투표권을 갖게 됩니다. ^-^
그거 갖게 되기까지 저,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모릅니다.
2000년 4월 13일 총선에서의 낙선 소식을 통해
저는 노무현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바보 노무현- 지역감정에 끝내 낙마 라는 제하의 신문 기사가
저와 노무현님의 처음 만남이었습니다.
신문 기사는 충격이었습니다.
권력있는 사람들이라면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원칙과 상식이라는 것 때문에, 겨우 그것 때문에
자기 정치생명을 걸고 자꾸 지역감정에 도전하다니
이게 말이 됩니까? "아니 이 사람은 도대체 왜 편한 길 놔두고 그 가시밭길을
굳이 선택한거야?" 하는 답답한 마음,
정치인이라면 다 도둑놈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구나, 나같은 사람들이 정치를
싸잡아서 더럽다고 욕하고 외면하는 동안 이 우직한 사람은 또 얼마나 외로웠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
처음 느껴보는 그 분노 때문에 신문을 든 두 손이 부들부들 떨릴 지경이었습니다.
사진의 주름패인 얼굴이 너무너무 안타깝고, 동시에 아름답고 숭고해서, 소중해서
눈물이 다 났습니다.
그래서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사람 정치 그만두면 어떡하지?
이건 그냥 정치인이 아니라 우리의 희망인데.,
이 불꽃 꺼지면 안되는데, 이거 지켜야겠다..!!
하지만 저는 노무현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그때 고등학교 3학년이었거든요. ㅡ.ㅡ;;;
투표권도 없는데다, 집이 부산이면 부모님 2표라도 건질텐데 그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다음번 총선에 부산에
이사가서라도 찍어야겠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많았던지, 다음번 총선까지 안가고,
바로 이번 겨울에 노무현님에게 한표 도울 수 있게 되었더군요.
그 시기를 당겨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
저, 이번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에서 처음으로 투표합니다.
2년 전 자율학습시간에 신문을 움켜쥐고 부들부들 떨었던 그 마음 기억하면서,
친구들 설득해서 같이 투표하겠습니다.
그래서 12월에는 "노무현 대통령"이라는 선물도 반드시 받아내겠습니다.
진짜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반칙이 아닌 원칙이 이기는 큰 예 하나
만들어내겠습니다.
참 기분좋은 하루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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